위챗, 스냅챗, 구글 행아웃, 라인, 카카오톡, 페북 메신저…..우리들이 알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들이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메신저가 나타났다. ICQ, MSN 메신저가 한 시대를 풍미했다. PC앞에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ICQ나 MSN 메신저는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PC기반 메신저는 파일 공유 기능, 다자 간 대화 기능 등을 추가하면서 “일”을 위해서도 쓰이게 되었다. 2008년 아이폰의 출현으로 메신저의 중심도 PC에서 모바일로 전환되었다. 기세 등등 했던 PC기반의 메신저들이 쇠퇴하고 모바일 메신저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메신저의 본질적인 속성은 처음부터 ‘폰’과 더 어울리는 것이었다.
페이스북 메신저, 스냅챗, 카카오톡, 라인, 위챗은 국가별 선호도 차이는 있지만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열린 구글 IO 2016에서 구글은 ‘Allo’라는 새로운 메신저 앱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메신저 서비스를 내놓으며 호시 탐탐 왕좌를 노리고 있다. 메신저는 네트워크 효과에 지배를 받는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더욱 사용자가 늘어나는 속성을 갖는다. 따라서 선점 효과가 매우 크고, 후발주자가 의미있는 수준의 사용자 규모를 확보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도 메신저 서비스에 많은 기업이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메신저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그 가능성의 중심에는 A.I로 대변되는 챗봇이 있다.
2016년 3월 MS가 챗봇 “테이(Tay)”를 가동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테이는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인종 차별적인 말을 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결국 MS는 테이를 가동 24시간 만에 중단했다. 테이 사건으로 “챗봇”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되었다. 쉽게 말해 ‘채팅을 하는 로봇’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챗봇은 대화를 기반으로 하므로, 자연스럽게 메신저 서비스와 연동된다. 구글 알파고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인공지능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이제 챗봇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고객 상담, 금융 거래 등이 그 시발점이다. 이제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 이라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챗봇은 언제나 고객을 응대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확인 후 다시 전화하겠다는 말도 들을 필요가 없다. 챗봇은 고객 상담 DB를 검색해서 최적의 답변을 최대한 빠르게 알려줄 것이다. 금융 거래는 어떤가. 거래 은행과 연결된 챗봇과 대화를 통해 원하는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챗봇은 고객의 실수로 보이는 부분까지 지적해 주며, 안전한 거래를 도와 줄 것이다. 챗봇은 보다 인간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다.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일(Task)”를 처리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개인 비서”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메신저는 중요하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챗봇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운동장 같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메신저는 챗봇을 통해 완전히 다른 단계의 서비스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개인비서”가 단 한 명으로 좁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용자들은 금융거래 챗봇, 상품 주문 챗봇, 심심풀이 용 챗봇을 각각 따로 두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의 살아있는 인격과 같은 챗봇이 그 모든 일을 수행하는 관문이 될 것이다. 관문이 되는 챗봇을 품는 메신저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현재 시장을 나눠서 장악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들은 초기 챗봇 서비스의 품질에 따라 재편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말과 채팅으로 손쉽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기가 곧 도래하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챗봇 싸움은 머지 않아 승자를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