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세상에 태어난 Flash는 (그당시 Macromedia 사에서 만들었었죠) 2000년대 초반 느리고 단조롭던 인터넷 세상을 화려하게 바꿔주었습니다. 쉬운 애니메이션 제작과 웹 연동, 프로그래밍, 그리고 저용량 동영상 재생 등 다양한 기능으로 웹을 사로잡았죠. 저도 고등학교 때 학급 홈페이지를 Flash 4.0 책을 사서 공부하면서 애니메이션도 형태로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운받지 않고 웹으로 즐길 수 있는 수많은 플래시 게임들이 웹을 주름잡던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플래시로 제작된 페이지들과 광고들이 웹사이트들을 느리게 만들고, 수많은 보안 허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HTML5이나 WebGL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플래시는 점점 그 매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아이폰이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을 이유들을 직접 설명하며 플래시에 치명타를 날렸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얼마 전 Adobe사는 플래시를 2020년부터 지원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2020년부터 모든 지원이 끊긴다면 아마 지금부터 새로 생기는 모든 사이트는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을테고, 현재 플래시에 의존하고 있는 사이트들도 다른 기술로 옮겨탈테니 아마 2019년 정도면 웹에서 플래시를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보안과 시스템 리소스 사용 최적화를 최고 강점으로 여기는 크롬 OS도 Flash와의 이별을 조금씩 준비해왔습니다. R53 부터는 기본적으로 “허용” 상태였던 모든 사이트에서의 플래시 플레이어 사용을 “확인 후 사용” 으로 바꾸었죠. 그리고 최근 안정 채널에 릴리즈 된 R60부터는 https를 사용하지 않는 사이트에서의 Flash player에서의 웹캠과 마이크의 접근을 막아버렸습니다. 따라서 혹시 기존에 플래시 플러그인을 사용하여 녹음 또는 녹화를 하는 사이트를 사용하시다가 얼마전부터 동작이 되지 않는다면 웹사이트가 https 접속을 지원하는지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한때 우리의 웹을 정말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들어줬던 기술에 작별을 고하게 됨은 아쉽지만,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더욱 가볍고 효율적인 기술들이 나오기까지는 또 플래시의 기여도가 그만큼 컸겠죠. 오늘은 블로그 포스팅을 올리고 정말 오랜만에 졸라맨 플래시 게임이나 한 판 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