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로 세무사를 만났다. 그분은 하체를 쓰지 못하시는 분이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신다. 그런데 그분의 얼굴에는 그늘이 전혀 없다. 늘 밝고 자신있게 말씀하신다.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그분의 그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얼마전 길지 않은 미팅이 끝날 쯤 그분이 하신 말씀이 내 마음에 남았다.
“무언가를 갖게 된다는 건, 그 대상의 좋은 부분뿐만 아니라 나쁜 부분도 함께 얻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상상한다. 내가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것들을 갖게 된다면 내 삶은 더 나아질 거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동차를 사면, 사고의 위험과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때 자동차는 온전히 내것이된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복권에 당첨되어 하루 아침에 많은 돈을 소유하게 된 사람들의 비참한 말로에 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많은 돈이 가져다 주는 부정적인 부분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기에 그 부정적인 것들이 그 사람을 삼켜버린 것이다.
더 많이 갖게된다는 것은 그 만큼의 부정적 효과를 감당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준비되어야 함을 깨닫는다. 이 세상에는 완전하게 좋은 것도, 완전하게 선한 것도 없음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