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과 전기 자동차의 공통점

포인투랩에서 크롬북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 지도 오늘로써 정확히 2달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받았고, 많은 조언도 받았습니다. 나름대로 크롬북을 알리고 보급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네요. 국내 인터넷 환경 그리고 오랫동안 컴퓨터 사용 습관을 만들어온 윈도우즈와 그 생태계. 포인투랩이 넘어야 할 커다란 산입니다.

최근에 테슬라 모델3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전기 자동차와 관련된 많은 기사와 논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 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와 있었습니다.

바로 유럽에 설치된 전기 충전소 현황입니다. 어떤 특징이 보이시나요? 프랑스 , 독일, 스웨덴 등 전기 충전소 설치가 저조한 나라의 공통점을 눈치채셨나요?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자동차 회사가 있는 나라들입니다. 그럼 왜 자동차 회사가 있는 나라들에는 전기 충전소가 적을까요? 아마도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 자동차의 확산을 그리 반기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기 자동차를 생각해보죠. 현재는 가격이 좀 높지만 대중화가 되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낮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들어가는 부품 수가 훨씬 적으니까요. 그리고 완전 친환경입니다. 미세 먼지 예보를 하루 하루 챙겨야 하는 요즘을 생각하면 친환경은 정말 중요하죠. 그리고 소음/진동이 거의 없죠. 이렇게 좋은 전기 자동차를 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서둘러 보급하지 않을까요? 네….바로 기존에 자신들이 구축한 내연기관 산업을 좀 더 끌고 가기 위함입니다. 내연기관 및 그 동력장치에 대한 노하우는 하루 아침에 쌓이지 않습니다. 벤츠만 해도 자동차를 만든 지가 100년이 넘었죠. 가솔린 / 디젤 엔진 기술 그리고 변속기, 엔진과 변속기의 결합 등 각 업체가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집약된 것이 내연기관 자동차입니다. 그래서 아무나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 수 없고 우수한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기란 더 어렵죠. 한 마디로 내연기관 자동차는 강력한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전기 자동차는 어떤가요? 앞서 언급한 매우 좋은 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구조가 매우 단순합니다. 그 말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리고 자동차의 중심이 기계적 장치에서 전기적 장치 및 전자 장치로 완전히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 자동차로의 급격한 시장 변화를 원하지 않는 거죠. 여전히 오염 물질을 뿜어내는 값비싼 내연기관 자동차를 더 팔고 싶은 겁니다.

저는 전기 자동차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크롬북과 윈도우PC를 떠올렸습니다. 크롬북은 윈도우즈 PC대비 가격이 저렴합니다. 단순히 절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품으로 비교해도 그렇지만, 사용자가 체감하는 성능이 같은 수준의 제품 가격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커집니다. 크롬북은 보안성이 우수합니다. 바이러스 걱정이 없고 백신 설치도 필요없죠. 네..물론 윈도우즈 PC에 비해 앱의 다양성이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 주유소 대비 전기 충전소가 부족하고 전기 충전에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과 비슷하죠. 하지만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편리성 등을 고려했을 때 분명히 미래는 크롬북과 같은 컴퓨터가 주류를 이룰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존 PC업체들은 머뭇거리고 있다는 말이죠. 물론 HP, 레노버, 델, 삼성 등 기존 PC업체들도 크롬북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치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 자동차를 한 두 모델 가지고 있듯이 말이죠. 기존 PC업체들은 윈도우즈 PC를 더 고가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0만원짜리 PC를 팔 수 있는데 굳이 가격이 저렴한 크롬북을 확산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죠. 또한 치열한 치킨 게임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PC시장의 구도를 흔들고 싶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는 그 시기가 오겠지만 자신들이 앞장서지는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문제는 전기 자동차의 경우처럼 이러한 PC업계의 공통된 이해가 사용자들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데 있습니다. 더 쉽고 더 안전하며 더 저렴한 크롬북 생태계 확산이 늦어지면서 여전히 비싸고 불편한 윈도우즈 PC를 사용해야 하니까요.

이번 테슬라 모델3의 선풍적인 인기를 보면서 포인투랩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다만 크롬북을 더 많이 보급하고 그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포인투랩만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낍니다.  크롬북이 더 많이 알려지고 보급되기 위해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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