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2016 키노트 살펴보기

2016년 6월13일(미국시간) 애플의 연례 개발자 회의인 WWDC 2016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iPhone 7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만, 역시나 많은 기능 개선을 발표했습니다.

키노트 시작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는 Tim Cook

동성애자인 팀쿡은 발표전 올랜도 동성애자 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크게 4가지 플랫폼으로 나뉘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4개의 플랫폼입니다.
1) Watch OS
2) TV OS
3) iOS
4) Mac OS (OS X에서 이름 변경 발표)

Watch OS 3
이번에 발표된 Watch OS는 Version 3입니다. 가장 눈에 띠는 변화는 성능 향상입니다. 앱을 호출 했을 때 실행되는 속도를 높였습니다. 시연자가 아이콘을 터치하자마자 바로 실행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스마트워치 최고의 불편함인 입력 방법을 개선했습니다. 바로 손 글씨를 통한 입력입니다. 손가락으로 아이워치 화면에 “S”를 그리면 입력되는 방식입니다. 간단한 문장을 입력하는데는 꽤 편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향후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을 추천하는 기능이 결합되면 훨씬 큰 효용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TV OS
이번에 발표한 애플 TV OS최대의 개선 사항은 시리(Siri)결합입니다. 약 65만건에 달하는 컨텐츠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는 애플 TV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역시 뛰어난 검색 및 그 방법이 필요합니다. 애플 TV OS에 시리를 결합함으로써 매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iOS 10
애플이 가지고 있는 4대 플랫폼 중에 가장 기대가 되고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iOS의 개선 사항을 살펴볼까요?

제가 가장 눈에 띠는 변화로 꼽고 싶은 것은 시리를 외부에 오픈했다는 점입니다. SDK(소프트웨어 개발자 킷)를 배포해서 앱 개발자들이 시리와 연동하는 기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애플이 직접 만든 앱들을 이용해서 시리가 동작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앱들이 시리를 통해서 동작될 수 있습니다. 시리로 우버 택시를 부르거나 물건을 주문할 수 있게 되는거죠. 시리 오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챗봇과 더불어 아이폰이 음성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비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시리의 인공지능과 2백만개가 넘는 애플스토어의 앱들이 연동하게 된다면 아마도 못하는 일이 거의 없게 될 겁니다. 이 밖에도 3D터치 외부 앱 연동 및 기본 탑재되어 있는 앱 삭제를 가능하게 했고 알림센터의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애플 역시 메세징 앱의 기능을 개선했습니다. 동영상 링크를 메세지로 보내면 유튜브 등 별도의 앱을 열지 않고 메세지 앱에서 바로 재생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모티콘의 크기를 3배 정도 키우면서 텍스트를 인식하여 적절한 이모티콘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선보였습니다. 버블 이펙트라고 글자 크기를 조절해서 감정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기능은 구글이 발표한 Allo라는 메세지 앱에도 들어 있었죠. iOS 10은 이번 가을 일반 사용자들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Mac OS (OS X)
마지막으로 PC OS인 Mac OS이야기 입니다. 그동안 OS X (이거 ‘오에스 엑스’라고 읽는 분들이 많으신데 ‘오에스 텐’이 맞는 표현입니다.)으로 불려왔는데 이번에 Mac OS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역시 ‘시리’입니다. 시리가 Mac OS에 들어오면서 PC에서도 개인비서를 통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 졌습니다. “한달 전에 작성한 업무 파일 찾아줘” 이런식으로 시리를 통해 명령하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거죠. Universal Clipboard라는 기능도 꽤 편리한 기능입니다. 아이폰/아이패드/맥에서 클립보드에 저장한 내용이 모두 공유되는 기능입니다. 파일로 저장해서 보내거나 하지 않아도 즉시 공유가 가능합니다.

Mac OS에 시리가 적용된 모습

이번 키노트에서 발표된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시리(Siri)의 전면 배치”와 “기본 기능 강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리의 완성도 향상과 더 많은 활용은 예상되어 온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구글과 펼치는 인공지능 경쟁도 한층 흥미로워질 것 같습니다. 애플은 스마트폰, 아이패드, 맥 등 방대한 사용자 층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SW/HW를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시리와 다양한 앱들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선보일 것 같습니다. 그 시작으로 오늘 시리를 애플이 보유한 모든 플랫폼에 전진배치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3D터치, 시리 SDK를 외부에 개방하여 다양한 앱들이 연동될 수 있도록 한 것과 메세지, 알림센터 기능을 강화한 것은 당장은 혁신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구글 IO 2016과 애플의 WWDC 2016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과의 수준차이를 절감해야 했습니다. 눈 앞의 이익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며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문화 그 자체가 가장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그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는 개방성과 유연성 또한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기업들이 나와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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